1. 나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만 사랑한다

 

라일은 결국 나에게 먼저 호감을 보이는 사람에게만 연애감정, 이성으로서의 관심을 보임.

짧은 순간 동안 라일의 펠트에 대한 태도와 말투 변화만 봐도 좀 짜증나서 말할 때 ‘너(오마에)’라고 한 것 이외에는 대개 ‘당신(안타)’을 사용하는데, 펠트에게 말 걸 때는 ‘너(키미)’라고 했다가 펠트가 형 좋아했다는 거 눈치채고는 바로 ‘당신(안타)’로 바뀜.

외전 만화에서 라일이 처음 여친을 사귄 것도 그 여자애가 나와 형을 구분했기 때문인데, 일란성쌍둥이를 구분해내는 건 관심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니까. 그래서 사귄 거라고 생각함. 근데 나중에는 단순히 구분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걸 알아서 그것만으로는 상대를 사랑할 수 없게 된 거라고 생각함. 라일이 톨레미 사람들 불편해한 것도 나랑 형을 겹쳐봐서, 구분 못해서라기보다는 내가 다른 인격을 가진 다른 사람인 걸 알면서도 똑같은 성과를 기대하고 못 하면 실망하고 속으로 비교하고 하겠지란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임. 라일은 형과 자기를 겹쳐보는 게 아니라 반대로 철저히 구분했다고 느낀 거 같은데. 스스로도 말로는 이제는 록온이 내 이름이라고 하면서도 남이 록온 이야기 할 때 그냥 바로 형이 어쨌다고? 라고 말하잖아. 속으로 누구보다 선긋고 있던 거임.

그래서 구분하고 자시고 됐고 이제는 ‘형을 아예 모르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됨.

외전 만화에서도 소설판에서도 라일이 솔직히 고백하잖아. 아뉴에게 처음 관심이 간 이유는 ‘형을 모르는 여자라서’라고.

소설판 묘사 보니 라일이 아뉴에게 적극적으로 대쉬하게 된 건 아뉴가 나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확신한 이후임. 그 증거가 되는 결정적인 대사가 “록온이라고 불리는 거 사실 그다지 좋아하지 않죠?”고. 이거 게임에는 넣었던데 애니에 이 대사만 들어갔어도 좀더 감정선 이해가 쉬웠을 텐데.

여튼 라일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데에 있어서 예선이 이거라서 딱 봐서 나한테 호감 있는 사람 아니라고 판단하면 더 들이대지 않음. 딴 글에서 쓴 거 같지만 라일은 애초에 자기가 상처 받기를 극도로 두려워해서 방어적으로 굴어서 자기 안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절대 못 들이댐.

 

 

2. 나그네의 옷을 벗긴 건 바람이 아닌 햇빛이었다

 

라일이 아뉴에게 끌린 이유 중 하나가 아뉴가 다정다감하고 말도 예쁘게 하는 타입이라서ㅇㅇ

같은 말을 해도 시비조거나 싸가지없으면 비아냥대고 화내는데

말투는 다정하고 조곤조곤하고 쌍욕없이 예의바른 투로 상처주는 말하는 예쁜 쓰레기 같은 말투 쓰면 내용이 남 상처 후벼파는 내용이어도 한숨 쉬지 대놓고 멱살은 못 잡을 스타일임.

라일이 톨레미 크루들 중에서는 (그나마) 알렐루야가 제일 호감간다고 한 이유도 온화한 성격으로 보여서고 ㅋㅋㅋ

다정한 사람 싫어하는 사람 없고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지만 라일은 유독 다정한 타입에게 약해보임.

배드캅 굿캅 작전하면 굿캅에게 넘어가버릴 것 같음.

개똥이가 준 고기는 100그램인데 박 서방이 준 고기는 500그램일 것 같음.

 

 

3.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은 사랑하지 않는다

 

라일 본인도 뭔 화목하고 유복한 집안에서 그늘없이 자란~ 스타일은 아니잖아. 

가족이 테러로 죽었을 때, 라일은 형과 비교당하기 싫어서 기숙사 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가족의 부고를 전해 듣고 슬픔은 느꼈지만 눈물이 나지 않아서 그 이유를 내가 가족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충격받음. 가족조차 사랑하지 않는 내가 하물며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 리 없어.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큰 결함이야. 이렇게 생각이 흘러서 자기가 다른 사람을, 가족을 사랑한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서 반연방정부조직인 카타론에 들어가게 됨. 

아니 뭔... 불효자가 장례식장에서 제일 크게 운다는 말도 있듯이 눈물은 사랑의 증명이 아닌데 사람마다 같은 일에 대해, 슬픔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다른 거 아님?

그리고 라일은 무조건적인 사랑이나 사람과의 신뢰를 믿지 않는 인간임. 정확히는 아뉴를 만나기 이전에 그랬음. 타고난 성향에 부정적인 어린 시절의 경험이 합쳐진 역작임. 라일이 쌍둥이 형인 닐을 존경한다고 하고 형이랑 비교당하는 환경에 놓이는 것만으로도 콤플렉스와 트라우마 도져서 숨막혀 하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이 뭘 해도 형과 비교하고 또 하는 말이 "형만큼"임. 애초에 "형보다" 잘해내겠다는 의지가 얘 안에 존재도 안 함. 무의식이든 아니든 라일은 어떤 일에 대한 성과를 형처럼 해야 한다는 강박이 심함. 가족 간에도 조건 없는 사랑이 존재한다고 믿지 않는 듯함. 라일의 형에 대한 콤플렉스에 맞닿은 가장 근원적인 욕망은 "사랑받고 싶다"임. 위에 저런 완벽한 형이 있으니까 형이 다른 사람에게(부모 포함) 사랑받듯이 사랑받고 싶다면 당연히 "형처럼" "형만큼" 해내야 한다고 생각함. 

조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사랑받을 수 없고 그건 어쩔 수 없고 당연한 거야.

꼭 그 이유가 100%의 동기는 아니겠지만 명문대에 진학해 좋은 직장에 다니면 "형에게 자랑스러운 동생"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그럼. 

실제로 주위 사람들이 넌 조건미달이라서 사랑할 수 없다는 태도를 취했나 어쨌나는 알 수 없고, 라일 스스로가 조건 미달인 자신을 사랑할 수 없음은 맞는 듯.

사랑에는 조건이 붙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인간관이 제대로 된 것일 리 없다.

라일 안에서 사랑=이해=신뢰는 거의 동의어로 쓰임.

"사랑한다면 믿어줘" 라는 대사나 형에게는 "정말 날 생각한다면 내 선택도 이해해줘" 아뉴에게는 "서로 이해했다"라고 하는 것이 그래서 나온 대사임.

가장 큰 욕망이 "사랑받고 싶다"였는데 가족의 죽음 이후 큰 충격을 받고 사랑받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정작 내가 누굴 사랑을 못하는 듯하다.

가장 정확히는 "사랑받고 싶다"도 "사랑하고 싶다"도 아니고 "사랑을 누군가와 주고받고 싶다"임. 내가 널 1순위로 해줄테니 너도 날 1순위로 여기라는 계약. 이런 계약이 사회적으로도 법적으로도 보장된 유일한 관계가 부부, 배우자잖아. 아마 그래서 그런 이유로 연애를 많이 했을 거 같음. 

라일은 인간관은 냉소적이지만 쿨한 거 같아도 사실 외로움을 많이 타며 사교적이지만 내면적 이야기까지 하는 깊은 교류는 못함. 글만 봐도 존나 피곤하다... 애정결핍 있는 사람하고는 안 얽히는 게 상책임. 아뉴 이전 전여친들과도 그래서 깨졌을 듯.

여튼 라일이 겉보기보다 그늘이 있는 스타일이라고.

그리고 팬북에서는 라일이 뉴비 아뉴 잘 챙겨주고 신경 쓴 이유로 원래 힘든 사람을 못 본 척 내버려두지 않는? 그런 오지라퍼라서 라니까...

그리고 소설판에서 라일은 아뉴의 고독을 알아봤고 그런 점이 나랑 비슷하다고 느낌. 유사성은 사람이 친밀해지는 데에 중요한 요소임.

라일과 아뉴가 지닌 고독이 조금 다른데 공통점이 '남들과 다르다'는 점에서 오는 괴로움임. 아뉴는 과거 기억이 전혀 없고 자신의 뿌리를 모르고, 한 마디로 '근본 없는' 자신에 대한 고민을 안고 주눅들어 있었음. 라일이 자신이 감정적으로 '결여된' 존재라고 생각해서 그렇지 않다고 스스로 증명하고 싶어함. 둘 다 남들 다 가진 '평범함'에 대한 갈망이 너무 커서 둘이 결혼하면 2세 반드시 낳겠구나 싶었음.

종합적으로 라일 본인도 그늘이 있는 사람이니 자신과 비슷한 그늘이 있는 아뉴에게 끌렸다는 소리임.

 

 

4. 널 내가 지켜줄게

 

아뉴는 여러 모로 보호 본능 부성애(?)라니 이건 좀 이상한데 여튼 지켜주고 싶은 타입임.

외모 묘사도 보면 허리 가늘고 가녀린 몸매의 미녀,  (라일 입장에서) 한품에 쏙 안기는 그런 외모인데 외모 묘사부터 환장하겠군.

외모 능력 성격 등등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지만 사실은 고독하고 아픔이 있고 그 아픔을 내가 치유해줘야 할 거 같고 내가 어떻게 해 줄 수 있을 거 같고 그럼. 

누군가 나에게 의지하고 기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모습에 희열 느끼는 부류도 있음.

하나뿐인 가족인 형은 일방적인 보호자이지 서로 뭔가 주고받거나 의지하는 관계가 아니잖아.

라일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가족이란, 서로 믿고 의지하고 사랑하는 관계일 텐데, 진짜 피로 이어진 가족하고는 이걸 한 적도 없음.

 

 

5. 하나뿐인 내 편

 

사건을 내 시점으로 보는 사람.

결국 같은 말이지만...

이건 라일이 가족을 원하는 이유도 알 거 같음.

메이저한 연애와 결혼 사유가 ‘하나뿐인 내편’을 원해서잖아.

아뉴는 라일의 형인 1대 록온에 대해 궁금해졌을 때도 다른 사람에게 묻는 게 아니고 다이렉트로 라일에게 물어보잖아. 아뉴는 CB 내에서는 라일의 시점에서 라일의 형을 보는 유일한 사람임.

가족한테도 못 느낀 ‘하나뿐인 내 편’이라는 감정을 연인에게 느끼고 연인에게 푹 빠지는 증상은 현실에도 겁나 흔함... 연애하는 메이저한 이유기도 하고. 아니 가족한테도 못 느낀~ 인 걸 어케 확신하냐면... 삼남매 중 둘째라는 점에서 그냥 각 나옴.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의 수필 중에서 가장 사랑하는 자식 잃었을 때 다른 자식도 많은데 걔네 중 한명을 데려가지 왜 하필 가장 사랑하는 애를 데려갔냐고 신을 원망했다는 부분 생각나.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반지를 끼우는 손가락은 정해져 있다는 말이 딱임. ㅠ 사실 삼남매 중 가장 관심 덜 받는 둘째... 하면 한국에서 제일 메이저한 조합은 딸 딸 아들이겠지만... 덕선아ㅠㅠ 어쨌든 라일이 연애를 엄청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가 납득이 감.

 

 

6. 간단해 보이지만 반골 기질과 흔들다리 효과와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가 합쳐진 컴비네이션

 

라일은 본인의 내면적 문제 때문이면 쉽게 체념해버려도(좋아했던 사격을 그만두는 것 같이) 외부적 요인(아뉴를 사랑하지만 아뉴가 이노베이터라 적이기 때문에 죽여야 한다)이 포기를 강요하면 더 불타는 스타일.

 

 

7. 이상형

 

별로 중요한 건 아니지만 외모가 취향저격.

라일은 닐하고 일부러 여러 면에서 반대로 캐조형을 했으니까 연상이 취향인 형과 달리 연하가 취향일 것 같음. 아뉴가 이노베이터니까 나이는 중요하지 않지만 성우 인터뷰에서 성우는 아뉴가 라일보다 연하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하기도 했고 대외적인 나이는 아뉴가 라일보다 연하였던 듯. 라일의 연하 취향은 나를 믿고 의지하는 사람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원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고.

 

 

8. 정신 건강의 도우미

 

라일 심리 묘사를 보면 형과 비교당하는 게 싫어서 기숙사 학교로 진학해 도망갔는데 하필 그때 가족이 테러로 죽음. 이때부터 단단히 꼬여버림.

라일이 찐 가족 죽은 이후 처음으로 누군가를 가족이라고 여긴 게 아뉴가 처음이었다는 것도 그렇고 아뉴를 대하는 라일의 태도를 봐도 그렇고 둘의 상호대사나 심리묘사를 봐도 그렇고 아뉴는 라일이 가족에게 원하던 방식의 애정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임.

심지어 라일은 아뉴를 만나기 전에는 자기가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모르고 공허함을 느끼고 이러면 괜찮겠지 이러면... 하고 자기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했음. 하지만 그래도 채워지지 않으니까

라일은 형에 대한 콤플렉스가 자극될 때도 일부러 장난스럽게 넘겨버리거나 아예 자기 감정을 외면해버리는 식의 방어기제를 보이는데 아뉴가 그걸 눈치 채고 아예 대놓고 물어보는데다가(“사실 록온이라고 불리는 거 그다지 좋아하지 않죠?“>이거 아뉴가 물어봤을 때가 메멘토모리 작전 이후 라일이 스스로도 난 이제 괜찮다고 여기고 있었을 때였는데 아뉴가 이렇게 예리한 질문을 해버려서 적당히 자기 감정 묻어 버리는 대신에 좀 더 자기 감정을 들여다보게 되었고.

나는 맞서싸우는 것보다 결국 도망치는 걸 택했어. 라는 라일의 말이 사실 걔의 치부이고 평생 따라다니는 괴로움인데 그말에 대한 아뉴의 말이 “그렇지만 너도 너의 형처럼 건담마이스터가 됐잖아.”=네가 정말 맞서는 게 두려워 피해다니는 사람이었다면 형이랑 같은 코드네임 쓰는 형의 후임 자리 필연적으로 비교당해서 트라우마 자극되기 딱 좋은 이 자리에 왔겠냐. 심리 치료해서 하는 어떤 어려움이 당신을 힘들게 할 때 그걸 극복하기 위해 당신이 어떤 일을 했나 물고보고 말해줌으로써 당신 안에 극복할 의지와 힘이 있음을 알려주는 기법이잖아. 그런 행보에 대해서도 노력했다고 말해주는 게 아뉴가 처음이었다고 생각하면 아뉴 처돌이가 되어야지 정상이야 이건... 아뉴의 그 말에 대해 “동기가 달라.”라고 했던 것의 의미는 코믹스판 대사를 보면 알기 쉬움. “동기가 달라. 형은 가족을 위해서였지만 나는 (그래야 했음에도) 그러지 못했어.”

 

사람 안 믿는 애가 아뉴에게는 마음 열고 순순히 자기 내면을 보여주는 것부터가 심리 치료 반은 성공임. 아뉴가 재생치료과 전공의가 아니라 정신과 전공의 같음.

 

 

 

 

라일이 아뉴랑 사랑에 빠진 것은 여러 우연이 겹친 결과임.

‘하필 형의 공간인 CB에서 만난 형에 대해 모르는 여자’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아뉴가 이노베이터로서의 기억이 봉인되어서 내면적 공허함과 갈등이 있던 상태가 아니라 그저 외모, 능력, 성격 모두 너무나 출중한 완벽한 여자였다면 라일이 자기 내면을 보였을 리 없다고 확신함.

 

처음부터 이노베이터로 각성한 아뉴와 만났다면 이해고 뭐고 그냥 적이라고 인식해서 망설임 없이 죽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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